안녕하세요. 지적인 당신을 위한 인사이트, SBS D포럼의 SDF 다이어리입니다.
저희는 지난 2일 <SBS X 스페이스> 우주 포럼을 마치고, 이제 11월 SBS D포럼(SDF)을 향해 다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전에, 꼭 하나 전하고 싶은 장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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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II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우주비행사들의 기자회견 ⓒNASA/Helen Arase Varg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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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난 12일 귀환한 우주인들의 기자회견인데요. 인류 최초로 달 궤도를 돈 여성 우주비행사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크리스티나 코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임무를 같이 한 크루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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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는 언제나 함께 하는 집단입니다. 같은 목적을 위해 매 순간 함께 노를 젓고 서로를 위해 묵묵히 희생하며, 이해하고 책임을 나누는 존재입니다. 같은 관심과 필요를 공유하며, 아름답고도 의무적으로 서로 연결된 존재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아직 이 여정이 가르쳐준 것을 다 배우지는 못했지만 한 가지 분명히 알게 된 게 있다면 바로,
“지구라는 존재 자체가 하나의 크루입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AI시대, 하나의 크루인 우리 지구를 제대로 지켜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SDF는 이 질문을 하버드 교육대학원 교수이자 ‘다중지능 이론’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박사에게 던졌습니다. 다음은 서면 인터뷰로 받은 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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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AI시대가 부상하면서 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1980년대 이미 ‘다중지능’에 대한 개념을 제안하신 바 있는데요. ‘다중지능’ 이론을 어떻게 개발하게 됐으며 오늘날 그 이론의 가장 중요한 기여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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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저는 인간의 마음, 즉 정신과 뇌가 서로 독립적인 여러 개의 정보처리 역량으로 이뤄졌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심리학, 인류학, 신경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를 바탕으로 5년간 이를 탐구했고 그 결과로 ‘다중지능’이라는 개념이 정리됐습니다. 이 이론은 1983년 제 저서 Frames of Mind (지능이란 무엇인가-인지과학기 밝혀낸 마음의 구조)에서 처음 제시됐고 2026년 4월 개정판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간에게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인지역량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한 분야의 강점이 다른 능력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IQ검사가 유행하던 시절, 지능은 특정 문화나 사회 속에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업적을 산출하는 능력으로, 종래의 IQ와는 아주 다른 능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능에는 최소한 여덟 가지의 ‘다중지능’의 개념을 제시했는데요. 중요한 것은 개인들 각각이 서로 다른 지능의 강점이 있고, 하나의 지능이 우수하다는 것이 다른 지능의 강점이나 약점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잘하는 방식이 다를 뿐 모두에게 지능은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관점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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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개별화, 다원화가 강조되는 교육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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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AI시대가 되면서 박사님의 이론이 더 큰 의미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교육의 성취를 주로 언어지능과 논리, 수학지능을 중심으로 평가해 왔는데 이 영역들은 가까운 미래에 AI가 인간을 능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교육 시스템은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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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지능의 존재와 중요성을 인정하고 교육 기관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서 다중지능(MI)를 교육할 때 저는 두 가지를 강조합니다. 바로 개별화와 다원화입니다. 개별화는 학습자 각각의 특성과 강점을 파악해 그에 맞는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다원화는 중요한 내용을 하나의 방식이 아니라 여러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입니다. 다양한 지능을 활용할 수 있게 말입니다. 이렇게 하면 서로 다른 지능을 활성화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두 접근법은 학급의 규모가 작을수록 실행하기가 더 쉬운데요. 지금까지의 교육 방식으로는 모든 학생에게 개별화된 수업을 제공하고 하나의 수업 내용을 여러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컴퓨팅 시대에서는 다중지능 이론의 교육 방식이 매우 잘 맞아떨어집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도 교사의 역할을 매우 중요합니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코치이자 안내자, 격려자, 그리고 사회 내의 관계를 만들어주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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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지능 이론이 처음 제기된 책과 개정판 커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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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해 SBS D포럼에서 스탠퍼드 대학 페이페이 리 교수는 지금 이 순간을 산업혁명 이후에 교육을 재설계할 수 있는 ‘한 세기에 한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동의한다면 가장 시급하게 변화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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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페이페이 리 교수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한 학급의 학생이 5명이든 50명이든 상관없이, 과거에 교사들이 짊어져야 했던 부담의 상당 부분은 이제는 AI와 컴퓨팅 시스템이 학습자와 교육자를 연결하며 많은 부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성인 인간 교육자가 이끄는 학교는 필요합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서로 함께 건설적이고 평화롭게 일하고 놀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교사와 부모의 역할도 달라집니다. 학생들이 온라인상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튜터(학습 보조도구)를 찾도록 돕고 참고할 만한 모델을 제시하며 적절한 질문(프롬프트)을 안내하고 무엇이 효과적인지 피드백을 하는 역할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최근 ‘어린이 박물관 모델’을 제시한 바 있는데요. 어린이 박물관에서 아이들이 퍼즐, 게임, 전시물 등을 통해 흥미를 느끼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 생물학, 문학, 수사학 등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합니다. 이러한 학문적 토대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을 끄는 주제에 더 깊이 탐구하게 됩니다. 즉 배움이 설명이 아니라 탐험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유전자를 배우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가족과 연결해 이해하면서 학생들은 예술가처럼, 역사가처럼, 과학자처럼 사고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이 서로 다른 지식과 분야를 연결하는 힘을 길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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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2-2013년 제가 니먼 펠로우로 하버드에 있었을 때 이미 지금과 같은 형태의 대학이 미래에도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10년이 더 지난 지금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고등교육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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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에서는 대학 진학이 당연한 선택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2026년 현재 대학교육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그에 비해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모두를 위한 대학(college for all)’의 개념은 향후 50년 안에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신 대학과 대학 캠퍼스는 평생교육(lifelong learning)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이 관심 있는 분야를 배우기 위해 캠퍼스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 공부하고 나머지 학습은 온라인으로 이어가며 코치와 동료 학생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년 동안 캠퍼스에 머무는 현재의 대학 모델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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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지능>이론을 처음 제시하던 1980년대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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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에서도 최근 철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사들이 있었는데요. 교수님께서도 모든 학생들이 두 개의 철학 과목은 수강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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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이 성인기로 나아갈 때가 되어야 비로소 복잡한 개념적 문제들을 다룰 수 있게 됩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세계를 이해하는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진리, 아름다움, 선함이란 무엇인가 같은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이 바로 교육의 핵심입니다. 대학교육은 학생들이 이런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합니다. 이는 수세기 동안 위대한 사상가와 철학자들이 해왔던 방식입니다.
저는 이러한 질문들이 대학 입학시점에 한번, 그리고 졸업할 무렵 다시 한번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이 학생들이 얼마나 더 깊이 사고하게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이러한 질문들은 평생 동안 탐구해야 할 주제들이지만 말입니다. 미래의 대학에서는 졸업생들이 다시 캠퍼스로 돌아와 코치들과 함께 이러한 이슈를 다시 고민하고 토론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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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까지 교육은 대체로 노동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왔습니다. 앞으로 미래에는 전통적인 직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더 많은 재량 시간과 덜 안정적인 경력 경로를 갖게 될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는데요. 교육과 고용 간의 연결이 약해진다면 교육의 주요 목적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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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모든 교육은 개인의 관심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 박물관에서 펼쳐지듯이 말입니다. 질문과 호기심에서 시작해 탐구로 이어지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공정하고 인간적으로 대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또한 딥페이크까지 등장하는 AI시대에는 비판적인 사고도 중요합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가치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참인지, 무엇이 아름다운지, 무엇이 선인지, 그리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 지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21세기 좋은 교육의 핵심입니다.
저는 동료들과 30년 넘게 ‘좋은 일(Good Work)’에 대해서도 연구해 왔는데요. 공동체에 이로운 좋은 노동자이자 좋은 시민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입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요소가 강조됩니다. 첫째는 개인이 자신의 업무 분야를 잘 아는 ‘탁월성(Excellence)’, 둘째는 이러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미 있게 연결하는 ‘참여(Engagement)’, 그리고 세 번째는 옳은 선택을 하는 ‘윤리(ethics)입니다. 교육의 목적은 결국 좋은 일을 하는 좋은 인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AI와 AGI시대가 오더라도 좋은 인간이 되는 문제와 인간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문제는 AI에 의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AI시대가 되어도 우리는 여전히 인간에게 좋은 일에 관심을 가지고 인간에게 좋은 일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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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최근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질문도 덜하고 즉각적인 답을 얻기 위해 AI도구에 의존하는 현상에 대해 물었습니다.
하워드 가드너 교수님께서는 빠른 답을 원한다면 AI도구가 분명히 가장 쉽게 답을 줄 수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깊이 있는 사고, 그리고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생각을 교환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AI에 의존해서만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보다 즐겁고 유익한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것인데요. 그리고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교육자와 사회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AI시대가 어떤 사회가 될지는 결국 우리가 어떤 인간을 키우기로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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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애 기자, calee@s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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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다이어리는 SDF 참가자 중 수신 동의하신 분들과 SDF 다이어리를 구독한 분들께 발송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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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애 기자 : 다양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으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믿으며 SBS D포럼을 총괄 기획해 오고 있습니다.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 시사고발프로그램 ‘뉴스추적’ 등을 거쳤으며 2005년부터 ‘미래부’에서 기술과 미디어의 변화,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떻게 다르게 같이 살아가야 할 지 고민해 오고 있습니다.
남주현 기자 : SBS의 지식 나눔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자 합니다.
정연 기자 : 우리 미래를 위해 들여다보고 나아가야 할 길을 고민합니다.
금혜성 전문위원 : SDF가 던지는 화두가 세상과 더 기분 좋게 만날 수 있도록 징검다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선년 작가 : SDF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곽새롬 작가 : SDF를 통해서 우리가 지켜야 할 본질과 가치, 질문들을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정준기 PD : 프로듀서로서 TV와 온라인, 제작과 마케팅의 길을 두루두루 거쳐 2025년부터 SDF에 둥지를 트게 되었습니다. 제작 사업의 다양한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 최고의 브랜드 SDF를 한층 더 멋지게 빛내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Cool SDF~~!!
임세종 촬영감독 : 현재 SDF 팀의 촬영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협업을 중요시하는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보연 아트디렉터 : SDF의 그래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SDF의 지식을 레터와 콘텐츠를 통해 많은분들과 공유하고 공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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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담대한 도전 SBS SDF │ sdf@sbs.co.kr
서울시 양천구 목동서로 161 SBS방송센터 보도본부 논설위원실 미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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