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어느덧 봄보다는 초여름에 가까운 날씨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미래팀은 연초부터 챗GPT를 필두로 한 AI 기술의 발전이 우리 경제에, 또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 올지 각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깊이 탐구해왔습니다. 일하는 방식 뿐 아니라 창작의 패러다임, 일자리와 계급의 문제 등에 미칠 파급 효과들을 다방면으로 다뤄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AI 기술의 등장으로 근본부터 송두리째 달라질 또 하나의 분야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바로 교육 문제입니다.
돌이켜보면 스마트폰은커녕 인터넷도 갓 나왔던 20년 전 제 초등학교 시절 학교 과제들은 대체로 직접 손으로 한 땀 한 땀 공들여 쓰거나 책 속의 글자를 있는 그대로 달달 외워야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투입한 시간만큼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들이라 초중고 시절 내내 ‘엉덩이 무거운 놈이 이긴다’는 말을 지겹게 듣곤 했지만 한편으론 맘먹기에 따라 10등도 1등이 될 수 있는 단순하고 속편한 공부법이기도 했죠.
지금 학생들은 전혀 다른 세상을, 전혀 다른 학습 도구를 손에 쥐고 맞이하게 됐습니다. 밀린 방학 일기를 한꺼번에 몰아 쓰느라 머리를 쥐어짜던 예전의 저와는 달리, 지금은 챗GPT에 이런 식으로 입력하면 일기 한 편이 뚝딱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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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지식이, 원하는 거의 모든 형태로 AI 챗봇 속에 들어 있고, 말하고자 하는 거의 모든 형태의 외국어가 AI 번역기를 거쳐 세련된 문장으로 출력되는 세상에서 살아갈 10대 안팎의 새싹 같은 학생들은 앞으로 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내용을 외워 문제를 풀고 등수를 정하던 기존의 교육 방식은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미래팀은 이 문제를 오래, 깊이 고민한 전문가,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를 만났습니다. 행정고시를 거친 교육 공무원 출신인 정 교수는 이화여대 AI융합교육연구지원센터장을 역임한 뒤 현재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기술을 교육 현장에 접목해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한 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미래 교육’ 전문가입니다. 지난 3월 동료 교수들과 함께 ‘챗GPT 교육혁명’이란 책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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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챗GPT같은 생성형AI가 거의 모든 정답을 알려주고 글도 대신 써주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런 시대에 교실에서 뭘,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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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지금까지 교과별 지식의 구조를 갖추는 걸 교육 목표로 삼아 왔습니다. 암기 중심으로 기억하고 이해하는 방식이었죠. 이걸 낮은 수준의 학습 목표라고 학계에서 표현하는데요, 이것보다 좀 더 고차원적인 학습 목표라고 한다면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실제 적용해보고 종합하고 분석해서 새로운 걸 창조하는 것까지를 의미합니다. 미래 교육의 방향은 기본적으로 지식을 이해하는 노잉(knowing)을 기반으로 해 두잉(doing), 즉 활동을 통해 이 지식을 체화시키는 것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AI가 생성해내는 지식은 추상적 개념 중심이에요. 이 추상적 개념으로 현실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것보다는 더 고차원적인 사고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걸 기르기 위해서는 경험 중심의 학습이 함께 이뤄져야 체화된 지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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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교육에서 두잉(doing)의 부분을 지원해줄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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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잉과 두잉이 결합된 교수 학습 모델 중 하나가 소위 ‘거꾸로 수업’이라고 불리는 ‘플립 러닝’[1]입니다. 지식 기반으로 하는 활동 중심 수업 방식인데, 이미 초중고에서도 일부 하고 있고 대학들도 많이 합니다. 지식을 이해한 뒤 이걸 중심으로 교실에서는 프로젝트 수업이나 토론 수업 같은 창의적 활동을 하면 지식과 활용에 있어 결합이 이뤄질 수 있어요. 사실 이런 방식으로 교수학습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긴 했지만 초중고에서 크게 변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두잉에 대한 평가가 어렵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동안 학교에서의 평가는 대부분 노잉에 대한 평가였기 때문에 모든 학습자들이 지식을 암기하는 걸 집중적으로 해왔던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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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립러닝: 수업시간 전에 교수자가 제공한 온라인 영상 등의 각종 자료들을 학생이 미리 학습하고 강의실에서는 과제풀이나 토론 등이 이루어지는 ‘역진행 수업방식’을 뜻한다. ‘거꾸로 수업’, ‘거꾸로 교실’이라고도 표현돼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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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수님 말씀처럼 두잉을 중심으로 학습하게 하려면 근본적으로는 평가 시스템을 보완해야 할 텐데요. 우리나라는 모든 게 대입 제도랑 연관되니까 쉽게 변화시키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변화에 맞게 교육 방식을 손질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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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아요. 우선 대입 제도를 바꿔야 됩니다. 기본적으로 수능 중심의 오지선다형 평가가 종언을 고해야 된다고 보고요. 그런데 갑자기 변화시키면 학교가 준비하고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면 다음 번 교육과정 개정이 적용되는 2032년 입시부터 획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때 수능을 보는 아이들이 지금 초등학생들이거든요. 이 아이들이 대학 입시를 할 때 바꿀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학교 체질을 개선시키자는 거예요. 그런 변화를 선언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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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런 교육 방식의 대 전환에 대해 교육 현장에선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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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개별적으로 준비하거나 시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왜냐하면 현재 제도에 따라 학교 교육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교사들의 액션이 바뀌기는 힘듭니다. 현재의 교육과정, 평가 체제, 대입을 무시하고 수업을 운용한다는 건 굉장히 어렵거든요. 결과적으로 대입 제도가 선도해줘야 되고 그 제도에 따라 교육과정과 평가가 같이 혁신되는 방향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도 현장에 교사들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는 별로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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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32년쯤 만약 대입 제도가 바뀐다면, 어떤 식으로 바뀔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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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평가의 형식은 서술형 답변을 제출하는 걸 넘어서서 서술한 걸 가지고 구두로 발표하고 질의응답하고 토론하는 것까지도 저는 평가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평가의 기법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술형 답안도 기술을 통해 거의 자동 채점이 가능하고, 면접 평가도 AI가 하는 추세라 이런 기술들이 좀 더 고도화되면 두잉 영역에 대한 평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동안의 읽고 쓰는 것 중심 평가에서 앞으로는 듣고 말하는 게 더욱 강조될 거라고 봅니다.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는 체화시킨 지식을 가지고 질문을 생각하는 능력, 의사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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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생성형 AI 같은 기술의 발전이 어린 아이들의 배움에 있어서 축복이라고 보시나요, 저주라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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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사용자 가이드라인을 혹시 보셨나요? 거기에 “최소한 13세 이상만 쓰도록 하라”고 되어 있어요. 18세 미만의 경우에는 부모나 보호자의 관리 하에 쓰도록 되어 있습니다. 챗GPT를 날카로운 칼에 저는 비유를 하는데요, 셰프가 칼을 쓰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도구가 되지만 아이들에게는 위험하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사고하는 과정인데요. 어떤 문제를 보고 본인이 사고해서 본인의 지식을 활용해서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학습 과정입니다. 근데 일상적으로 챗GPT를 쓰면 그 과정이 없어져요. 문제를 주면 답이 나오는데 익숙해지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챗GPT를 아주 어린 나이에 쓰는 건 학습에 도움이 안 됩니다. 본인이 학습한 내용을 체크해보거나 사고 과정의 문제를 찾아보는 데에는 좋지만 아이들이 그렇게 잘 활용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14세 미만은 아예 챗GPT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오픈AI에서도 로그인 연령 제한을 둘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사용자가 급감하는 리스크를 감수할지는 모르겠지만요. 제가 지금 교육부 정책 연구를 하고 있는데 가이드라인에 초등학교에서는 챗GPT를 쓰지 않는 것을 권장 사항으로 명시하려고 합니다. 그 나이대에는 책을 많이 읽고 오프라인으로 학습하는 게 훨씬 소중하고 지식의 기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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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린 아이들에겐 아예 생성형 AI를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게 학습에 더 좋을 수 있는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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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동물 중 말로 표현한 분이 있는데 훌륭한 말은 잘 타는 기술이 있어야지 잘 탈 수 있고, 아이들이 타면 굉장히 위험하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아이들한테 안전한 마차를 만들어주고 아이들이 이걸 잘 타고 갈 수 있도록 잘 안내를 해줘야 돼요.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교사가 학습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챗GPT 활용 방식을 설계해줘야 된단 겁니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써야 된다는 걸 과목별로 차시별로 설계해서 사용하게 해야지 아무 계획 없이 쓰게 하면 학습이 안 이뤄진다,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챗GPT가 바로 해 줄 수 있는 건 과제로 내서는 안 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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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선생님들도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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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리고 선생님들은 각 교과별 전문가거든요. 그래서 생성형 AI는 학생들보다도 선생님이 교육에 활용하는 데 있어 굉장히 유용할 수 있습니다. 수업을 설계하고, 문제도 만들어보고, 프로젝트 학습 과제를 내는데 활용할 수도 있고요. 아이들의 결과물에 대해서 평가 하고 피드백 해줄 거리를 찾는 데에서도 선생님들의 주관적 한계를 AI를 통해 객관적으로 조금 더 보조를 받을 수 있어요. 일종의 AI 보조 교사로 활용할 수 있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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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학습 도구로서 AI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면 집에서 좋은 보조 교사를 갖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 간에 격차가 벌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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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리터러시[2]와 관련해 양날의 검이 디지털 디바이드(격차)에요. 신기술에 대한 접근성에서 격차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고요. 또 답변이 더 정교한 상위 프로그램이 유료화 되는 최근 경향을 보면 실제 큰 격차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부정적인 사례를 우린 이미 경험했어요. 코로나 시대, 온라인 수업입니다. 당시 학생들 간 기존 격차가 굉장히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기기나 인터넷에 대한 접근성의 문제는 정부가 초기에 지원을 해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됐는데, 학습의 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생긴 겁니다. 어린 나이 학생일수록 온라인 수업을 할 때 옆에서 관리해주는 사람이 있을수록 성적이 올라갔어요. 원래 잘하는 애가 더 잘하게 되고, 못 하는 애들이 더 못하게 됐습니다. 이런 걸 보면 앞으로 디지털이 더 많이 학교에 보급됐을 때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변의 조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훨씬 더 도태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디지털 교육의 최악의 시나리오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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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디지털 리터러시: 지털 기술과 관련 콘텐츠의 작동 원리와 활용법을 이해하고 이 기술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적절히 다루고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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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런 상황을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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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교육이 가져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양극화의 심화’에요. 승자가 완전히 독식하는 사회가 될 수 있다. 이걸 막기 위해 필요한 게 교사의 ‘하이터치(high touch)’ 교육입니다. 학업 성취가 떨어지거나 공부에 관심이 적은 학생들에게 학습의 동기를 부여해주고 진로를 개발해주고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해야 돼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면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한 교육을 진단해서 처방해주는 것이겠죠. 여기에서 우리는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게 지금 에듀테크[3]의 모습으로 많이 나타나고 있지요. 디지털 기기와 AI 보조교사를 활용해 선생님들이 학생 개개인에게 개인별 피드백을 해주는 ‘하이터치’ 학교, 이것이 디지털 교육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고, 저는 이걸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교육에 있어 그야말로 양날의 검인데, 기술을 현장에 잘 적용만 시킨다면 이전엔 격차가 1대 100이었던 것을, 그걸 1대 1만이 아니라 9천 대 1만의 차이로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제가 꿈꾸는 미래학교는 그걸 가능케 하는 학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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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에듀테크: 교육이 당면한 문제를 디지털과 미디어, 가상현실, 증강현실, AI, 3D 등 각종 IT 기술을 접목해 해결해보려는 시도 및 사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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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구체적으로 자녀 세대들이 뭘 전공하고 뭘 공부해야 미래 사회에 더 수월하게 적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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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한 전공을 깊이 파면 평생 잘 살 수 있다고 I자 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요. 최근에는 T자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얘기합니다. 한 전공을 가지고서 다른 분야로 확장성을 늘려야 된다는 거죠. 이제는 또 M자형 인재를 강조하고 있는데, 하나의 전공을 가지고 살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우리 모두 전공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본인의 전공에 뿌리 깊게 내리고 나서, 다른 전공에 대한 이해도 높아져야 한다는 거예요. 교육학을 하면서 교육 정책도 하다 교육 심리도 하고 빅데이터와 AI도 공부하는 식이죠. 이런 확장성이 있어야 인정받는 시대가 된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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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생성형 AI같은 새로운 기술을 능숙하게 잘 다루는 능력도 중요해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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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엑스 위드 에이아이(ex with AI)’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어떤 분야에 엑스퍼트(전문가)가 된 다음에 위드 에이아이를 한 사람이 이제 미래형 인재라는 겁니다. 디지털화가 굉장히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분야든 간에 AI같은 첨단 기술의 적용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잘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요. 그래서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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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구체적으로 어떤 전공을 하면 좋다, 같은 건 없다는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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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본인이 관심 있는 전공들을 찾는 게 중요하고 거기에 플러스 알파로 AI나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게 좋습니다. 앞으로 생성형 AI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가장 극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인 사람들일 거예요. 예컨대 제가 교육학을 전공하는데 만약 약학과 관련된 내용을 챗GPT에 질문했다면 생성된 내용을 제가 잘 이해하지 못하고 활용도 잘 못 할 거거든요. 정확성에 대한 자신도 없겠죠. 물론 일부 사람들은 AI 공학 자체를 전공할 수도 있겠지만 모두가 그쪽으로 갈 순 없을 거잖아요. 앞으로 새 시대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은 ‘기술을 다룰 줄 아는 자기 분야의 전문가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때문에 미래 사회에는 개개인이 자신의 관심 분야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또 여기에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라는 게 지금 기술의 발전이 우리 교육에 주는 시사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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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무거운 범생이의 시대’는 이제 종언을 고하는 것 같습니다. 교과별 지식을 성실하게 암기해 일목요연하게 요약하고 문제 푸는 능력은 언제든 AI가 대체할 수 있을 테니까요.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능력, 그 분야 지식을 나의 언어로 표현하고 편집하고 기획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 능력은 ‘학원 뺑뺑이’와 무한 경쟁보다는 자유롭고 다양한 두잉을 통해 꽃피울 수 있는 종류이겠고요. 가뜩이나 인구 절벽으로 아이 한 명 한 명이 귀한 상황에서 기존의 한 줄 세우기 방식보다는 어쩌면 이쪽이 더 시대 흐름에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미래의 극단적 디스토피아에는, 최첨단의 고가 AI 보조 교사로 무장한 채 부모의 관리 속에서 누군가 자신의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 올리는 동안 누군가는 그런 첨단 기술에는 접근조차 못하고 일찌감치 낙오 돼 버리는 세계도 있을 겁니다. 반대의 극단에는 발전한 기술의 생산성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교사라는 안내자들이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한 속도, 방식, 피드백으로 모두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조력하는 낙원의 세계도 있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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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길이 갈라지기 전 초입에 서 있지만 시선을 조금만 멀리 옮겨보면 이 두 세계의 분기점이 얼핏 눈에 보이는 것 같기도 한데요. 남은 시간동안 우리에겐 첨단 기술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라인 마련에서부터, 대입 제도 전환이라는 난제까지, 만만찮은 숙제들이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길에서 우리 교육이 어떤 좌표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는 자명해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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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다이어리는 SDF 참가자 중 수신 동의하신 분들과 SDF 다이어리를 구독한 분들께 발송되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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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애 기자 : 다양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으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믿으며 SBS D포럼을 총괄 기획해 오고 있습니다.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 시사고발프로그램 ‘뉴스추적’ 등을 거쳤으며 2005년부터 ‘미래부’에서 기술과 미디어의 변화,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떻게 다르게 같이 살아가야 할 지 고민해 오고 있습니다.
김민정 기자 : 알아주는 SF 덕후입니다. 디지털 기기의 노예의 하나로 살아가고 있으며 기술의 변화가 인간의 뇌와 내면, 그리고 사회 제도에 끼치는 영향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미래팀에서 구독자님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2014년부터 기자생활을 시작해 그동안 사건, 법조, 교육, 탐사보도부, 정당, 통일·외교 분야의 건조한 기사를 주로 썼습니다.
최예진 작가 : 시사, 뉴스, 선거 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경험했고 2018년부터 D포럼을 기획‧구성하고 있습니다. 지식 포럼을 조금 더 대중 친화적으로, '가까이 와닿는' 포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최성락 피디 : 오늘에 안주하지 말고 내일을 요리하자! SDF의 도전에 깊은 맛을 불어넣고있는 PD입니다.
최유진 작가 : 경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 많은 작가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것에 큰 성취감을 느끼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SBS D 포럼을 만들며 배워나가는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유익한 콘텐츠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박준석 프로그램 매니저 : 다양성, 꿈, 데이터, 민주주의, 존엄성을 화두로 깨어있는 개인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SBS D포럼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팀원들과 함께 행복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SBS D포럼이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으로 한걸음씩 잘 진화해 나가기를 기원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하게도 그 선한 영향력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세종 촬영감독 : 현재 SDF 팀의 촬영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협업을 중요시하는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신소희 아트디렉터 : SDF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공감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제 손이 닿은 곳에서도 공감과 에너지가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송현주 마케터 : SDF의 SNS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채널과 콘텐츠로 더 많은 분들과 함께 SDF의 지식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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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담대한 도전 SBS SDF │ sdf@sbs.co.kr
서울시 양천구 목동서로 161 SBS방송센터 보도본부 논설위원실 미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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