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미래를 여는 담대한 도전, SDF다이어리입니다. 지난 25일, 누리호 3차의 발사가 성공했고 누리호가 쏘아 올린 차세대 소형 위성 2호가 무사히 궤도에 안착했다는 소식 모두 들으셨을 텐데요. 우리도 이제 자체기술로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줬다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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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챗GPT로 대변되는 AI기술의 부상에서부터 반도체 이슈 등을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 그리고 최근의 누리호 발사를 둘러싼 우주기술의 점화까지 새삼 과학기술이 우리 삶에 부쩍 중요한 이슈로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 들지 않으시나요?
‘SDF다이어리’에서는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세계최고 과학자들을 찾아 이 시대의 ‘난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법을 묻고 있습니다. 오늘은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1]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을 만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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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대학교에서는 재직 중인 전임교원 가운데 노벨상 또는 이에 준하는 국제 학술상을 수상한 사람, 인류사회 발전을 위한 업적이 뛰어나 국제기구 등에서 수여하는 상을 수상한 사람, 각 전문분야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사람으로 탁월한 학문적 업적으로 국내외에 명성이 있고 인격과 덕망이 높은 사람, 그 밖에 석좌교수의 자격이 있다고 석좌교수위원회에서 인정하는 사람을 석좌교수로 임명하고 있다. 2022년 9월 기준으로 서울대에는 총 14명의 석좌교수(초빙석좌 포함)가 재직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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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명공학부 석좌교수는 세계 최초로 금속-착화합물을 서서히 가열해 크기 분리 과정 없이 균일한 나노입자를 대량으로 합성하는 ‘승온법’을 개발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미국화학회지에 2001년 게재된 승온법은 현재 전 세계 실험실과 화학 공장 나노입자 합성법의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2004년 세계최초로 균일한 나노입자를 대량생산하는 방법도 개발했습니다. 삼성전자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등에도 실제 그의 기술이 직∙간접적으로 적용됐습니다.
현택환 교수는 매년 학술적 기여도가 높은 학술지 논문의 색인 및 인용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피인용 세계 상위 연구자를 공표하는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서 2020년 노벨 화학상 유력 학자 6명 중 한 명으로 언급해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2]
세계적인 과학자는 이 시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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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 <현택환 교수 서울대 연구실 벽에 붙어있는 2020년 네이처지 표지논문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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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서는 연구 논문의 피인용 빈도가 상위 0.01% 이내이며 해당 분야에 혁신적 공헌을 해 온 연구자들이 매년 선정한다.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선정된 연구자 가운데 54명이 실제로 노벨상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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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복합위기[3]’의 시대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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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이게 바이러스 생물학자, 의료분야만의 이슈가 아니라 과학기술, 경제, 사회 모든 분야가 복합적으로 연관된 ‘난제’라는 것을 우리가 알 수 있었잖아요. 게다가 국가마다 해법도 사회문화적으로 다 달랐어요. 문제가 굉장히 복잡하다는 것을 진짜 뼈저리게 느낀 것이죠.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우리가 배운 중요한 교훈입니다.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아인슈타인,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 퀴리 등 한 명의 천재가 우리가 그때까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하나씩 발견하면서 (해당 분야의) 많은 솔루션을 제기하는게 가능한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더 이상 그런 방식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자기 혼자 잘나서 일을 해결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 다른 전문가들이 힘을 합치는 것입니다.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이 느껴지는 별을 보는 입자 물리학 같은 경우에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논문을 보면 저자 숫자가 200명이 넘거든요. 많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다 힘을 합쳐서 결과를 낸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지금 시대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원활한 인간관계를 가지고 다른 사람과 협업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서로 배우면서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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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970년대 처음 생겨난 용어이나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의 역사학자 아담 투즈 교수가 올초 세계경제포럼 등에서 다시 쓰면서 확산되기 시작한 말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더욱 부상하는 기후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경제위기 등의 교차하는 위기 상황을 ‘복합위기(poly crisis)’라는 말로 규정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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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간 동안 서로간의 거리가 조금씩은 더 단절되고 멀어진 지금이 오히려 서로 다른 분야간의 협력까지도 그 어느때보다 더 필요한 때라는 설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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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S ⓒnature materials <현택환 교수의 ‘승온법’이 게재된 ‘미국화학회지(2001)’와 나노입자 대량생산법이 게재된 ‘네이처 머티리얼스(2004)’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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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난제들은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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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최근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난제는 ‘탄소중립’입니다. 국가적으로도 우리가 OECD 국가로서 이미 약속을 했으니까 지켜야 하고, 이 문제는 미래에 50년 뒤 해결해야 하는 이슈가 아니라 당장 우리 눈앞에 맞닥뜨린 문제인 거죠. 의료분야의 ‘암치료’ 관련해서도 서울대병원 의사 선생님들하고 같이 공동연구도 하고 있는데 굉장히 힘든 이슈들이 많이 있습니다. ‘난제’라는 개념이 최근 들어 훨씬 더 돋보이는 이유는 새로운 것들이어서라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문제들도 많지만 예전보다 훨씬 더 심각해진 거죠. 지구 온난화도 이제는 우리가 실제 피부로 느끼잖아요. 이제는 정말 이런 문제들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되겠구나 그렇게 심각해지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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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의 난제들은 대부분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국제적으로 함께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는 오히려 세계적인 추세들을 잘 아시겠지만 반대로 가고 있죠. 미∙중 간의 갈등만 들더라도 정치외교적인 갈등만이 아니죠. 지금의 갈등은 수식어를 다 빼면 ‘경제’, 결국 그 중심은 ‘과학기술의 갈등’입니다. 지금의 전쟁은 말 그대로 ‘과학기술 전쟁’인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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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경제’ 관련 이슈도 결국 ‘과학기술 경쟁’이라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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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왜 중국을 신경 쓰겠어요. 1950년대, 1960년대 왜 소련∙미국이 갈등이 있었겠어요. 중국이 이미 많은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았어요. 양자기술, 우주기술 미국이 아직 앞서 있지만 미국 다음이 바로 중국이에요. 아직까지 바이오메디컬, 즉 생물학, 의학 분야만 빼고는, 메디컬은 확실히 미국이 앞서 있어요. 코로나 백신 개발하는 거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데는 미국 밖에 없어요. 하지만 의학 분야를 빼고는 제가 관련 있는 모든 분야들, 물리, 화학, 재료공학, 화학공학, 전자공학도 마찬가지고요. 세계 유수 저널의 논문집에 발표되는 논문들의 주저자들의 성을 기준으로 봤을 때 중국(중국계 포함) 성이 많은 경우 70%,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50%는 됩니다. 제가 11년간 편집장으로 있었던 화학∙화학공학 분야 전 세계 최고의 저널, 미국화학회지의 경우도 보수적으로 잡아도 50%의 주저자가 중국계입니다. 그러니 미국이 겁내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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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10% 이하죠. 우리는 일단 인구수가 적잖아요. 인구 대비 치고는 우리도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중국에는 똑똑한 애들이 다 과학기술분야에 많아요. 그런데 우리는 1등부터 100등까지 다 의대에 가 있어요. 그런 면에서 보면 굉장히 심각해요. 더 심각한 것은 우리가 최고로 출산율도 낮아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거죠. 결국 과학기술분야에 올 학생들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우리나라는 언어장벽부터 비싼 교육비 등 때문에 외국 과학자들이 한국에 오기도 쉽지 않아요. 이런 식으로 가면 우리 국가 미래는 없어요. 그런 면에서는 우리가 진짜 모든 게 다 관련되어 있는 복합적 위기예요. 정치하시는 분들이나 국가의 중요 어젠다를 보시는 분들이 10년, 20년 바라보고 이 사안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돼요. 이제는 모든 것을 다 처음부터 다시 생각을 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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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아요. 진짜 복잡다단한 문제죠. 건강한 벤처가 정말 잘할 수 있게 미국을 벤치마킹하든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하든 그런 환경이 조성이 되어야 할 거 같아요. 결국은 ‘아이디어’잖아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기술’과 같이 가고 그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인재’가 있어야 되고, 그것 전체를 움직이려면 ‘돈’이 있어야 되는 거죠.
우리나라도 중요한 기술들은 서울대학교, 카이스트, 포스텍,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 연고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에서 나오고 있어요.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원천기술들이죠. 그런데 논문에만 그쳐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시장으로 나가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기술을 삼성이나 현대차, LG화학,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에 넘기고 기술이 거기서 꽃 피우는 것인데 한국적인 시스템에서 쉽지가 않아요. 발명자로서 주어지는 인센티브가 별로 없어서 동기부여가 안 되는 거죠.
그래서 두 번째 방법인 벤처 스타트업을 해야하는데 현재로서는 그것도 쉽지가 않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스타트업을 하려면 교수가 직접 CEO나 CTO를 맡아야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투자를 하거든요. 그런데 보통 세계 최정상의 과학자들이 벤처를 할 때는 주로 자문역할만 해요. 얼마 전 대통령께서도 만난 MIT의 mRNA 백신, 모더나 창업자인 로버트 랭거 교수 같은 경우도 3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 분은 전부 다 거기에 자문역만 하는 거예요. 그래도 누구나 그분의 기술로 만든 회사라는 것을 알죠. 그분이 CEO나 CTO를 해서 어떻게 30개나 참여할 수가 있겠어요? 모더나에서는 결국 ‘방셀’과 같은 아주 유능한 벤처캐피널리스트가 그 회사를 운영하고 자금을 대고 그래서 현재의 모더나로 키운 거죠. 단기적인 성과만 고려하는게 아닌 긴 안목의 건전한 벤처캐피털이 있어야 하고요. 기다려주고 실패하더라도 그 사람이 계속해서 다음 것을 할 수 있게 하는 그런 환경이 되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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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코로나 때 새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인 판단의 중요성이 부각됐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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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결국은 팩트를 기반으로 하는 거거든요. 정치적으로 논의되는 이슈 가운데 과학기술자들이 이미 시뮬레이션 데이터가 다 있는 경우도 많아요. 중요한 이론들인 경우 과학기술자들이 있을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 고민들을 안 했겠어요? 그런데 그러한 사실을 기준으로 얘기해도 안티 그룹이 많아지니까 과학기술자들이 바른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어버렸어요. 너무 안타까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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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보면 한국공학한림원에서 발행하는 이슈페이퍼라고 해서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반도체, 우주개발 등 해당 분야의 가장 전문가들 10여 명, 이 중에는 과학기술정통부나 산업부 장관을 했던 분들 등 정부에서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도 다 참여를 합니다. 국가 미래를 위해 굵직굵직한 이슈들을 몇 달간 고민하면서 이런 이슈 페이퍼를 만들어내는데요.
이렇게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같은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인 집단들이 제안하는 것이면 여당이고 야당이고 상관없이 좀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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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는 정부에서 이렇게 과학기술 최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는 기구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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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들이 여러 개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도 참여하고 있지만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 같은 것 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공학한림원 등에서 여러 지성인들이 논쟁을 하면서 이뤄낸 집단 차원의 의견들은 믿을 수 있잖아요. 국가의 미래를 보고 고민하면서 만들어낸 이런 것들이 잘 전달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론도 제가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가장 와 닿았던 게 FOX뉴스는 공화당쪽이잖아요. 그리고 CNN은 민주당쪽이고, 그런데 국가 주요 어젠다가 걸리면 FOX고 CNN이고 목소리가 똑같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민주당쪽의 바이든 대통령 정부지만 FOX뉴스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하지 말자고 반대하지 않아요. 국가 안보나 국가 주요한 화두에 대해서는 보수, 진보가 없더라고요. 국내 언론도 여론에 좌지우지 되지 말고 국가의 주요 어젠다에 대해서는 ‘정론’이라고 하죠. 바른 목소리를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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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택환 교수는 난제 해결을 놓고도, 지금 전 세계가 경쟁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난제를 해결하게 되면 그것이 새로운 기술 패권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다만 우리나라는 국가 규모 때문에라도 모든 난제에 다 집중할 수는 없으니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탄소중립만 해도 단순히 에너지나 환경의 이슈가 아니라 예를 들면 전기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또 예를 들면 지금은 자동차가 가솔린이나 디젤로 가는데 전기배터리로 하는 게 맞는지, 맞다면 배터리도 전기로 가는데 그럼 그 전기는 무엇으로 만들 것인지? 화력 발전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점점 반대하는데 그럼 탄소 배출이 가장 적은 원자력 발전으로 할 것인지? 원자력으로 한다면 폐기물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가장 깨끗하다고 알려진 수소 에너지로 갈 것인지? 수소 에너지도 천연가스 태우면서 이산화탄소가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데, 그럼 그 방법이 아니라면 제가 최근에 발표한 물분해를 통한 방법도 있는데 과연 그 방법으로는 충분히 수소를 만들 수 있는지? 수소로 한다고 가정하면 수소연료전지 충전소는 현재 없는데 그럼 그것도 더 만들 것인지? 그것에 대해 사람들이 ‘우리 집 옆에 수소 폭탄이 있네’라고 느끼면 동의하겠는가? 뭐 하나 간단 문제가 아닌 거죠.”
결국 이 모든 난제는 공론장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바뀌지 않는 연속성, 그리고 당장 내년 총선, 4년 후 대선만 보지 않고 국가의 미래를 보고 결단할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풀어야 하는 이슈의 과학기술적 어려움은 ‘난제’ 해결에 출발점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는요.
우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과학기술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기술 패권 시대, 과학기술이 우리가 앞으로 뭘 중시하고 어떻게 먹고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를 둘러싸고 얼기설기 엮여 있는 난제 해결에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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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애 기자, calee@s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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