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놀라게 한 챗GPT3.5가 출시된지 3년이 지났습니다. 세상에 큰 충격을 주었던 시작과 다르게 현재 업계에선 ‘AI 버블론’과 ‘거대언어모델(LLM) 한계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음 AI를 두고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도 새 정부 출범 후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그 시작을 연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를 만나 답을 듣고 싶었습니다. 지난 10월 1일, 8시간 일정으로 방한한 샘 올트먼. 삼성, SK, 대통령실 사이에 SBS와도 만나 SDF특집 다큐멘터리를 위해 30분간 인터뷰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실리콘밸리가 죽었다’는 밈이 유행할 정도로 미국 AI 업계는 사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3.5를 내놓으며 미국 실리콘밸리엔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일명 LLM 붐이 불었습니다. 구글의 제미나이, 앤트로픽의 클로드, 메타의 라마, 퍼플렉시티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출시됐고 무수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2025년 ‘범용인공지능(AGI)’ 초석이 될 거라 생각했던 GPT5 출시 후 대중들은 크게 실망했습니다. AI 거품론이 다시 불거졌고 업계에서도 ‘LLM 한계론’에 더 힘이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LLM이 인류 사회에 더 영향을 주기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이 시점에 샘 올트먼을 직접 만나 물어봤습니다.
<오픈AI(OpenAI) CEO 샘 올트먼(Sam Altman)>
이날 40분 동안 인프라 단어만 9번 언급한 샘은 ‘초지능’ ‘범용인공지능’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초지능 모델 개발로 투자를 받아왔던 그가 소라2, 데이터센터 등 더 실용적인 서비스와 수익화 기반 확립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넥스트 AI’를 묻는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그 또한 다음 GPT 모먼트를 찾는 모습이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이 틈을 타 ‘넥스트 샘 올트먼’을 노리고 있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AI 산업의 최전선에서도 인정받는 기업들과 인재들을 만났습니다. 에이전트 AI, 영상 기반 거대세계모델(LWM), 수학 AI 모델, 로봇 전용 AI 모델 등 그들이 생각하는 ‘넥스트 AI’는 다양했습니다.
<퍼플렉시티(Perplexity) 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Aravind Srinivas)>
검색 분야의 신흥 강자인 <퍼플렉시티>는 LLM을 이용한 검색 서비스를 넘어 AI 에이전트 분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비서인 ‘코멧’ 서비스를 이미 출시했습니다. (쇼핑 사이트를 실행시켜 물건 구매까지 직접 해주는 이 서비스 때문에 현재 아마존 등과 소송 중이기도 합니다. 아마존에서는 사람이 직접 웹페이지에 머무르며 쇼핑을 해야 광고 효과가 있는데 AI가 이를 대신할 경우 광고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빌드AI(Build AI) CEO 에디 킴(Eddy Xu)>
다른 신예들은 어떨까요? 먼저 실리콘밸리 창업자를 위한 일종의 기숙학원 HFO에서 만난 어린 창업가들입니다. 세계로봇대회 미국 챔피언 우승자 등 18~21세 중국계 청년 3명이 모여 만든 <빌드 AI>는 머리에 쓰는 영상 수집 장치로 13만 명의 중국, 인도 노동자 ‘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손 데이터를 모은 이들은 피지컬 AI에 가장 필요한 ‘제조 데이터’를 분류 중입니다.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 공동 창업자 라키 그룸(Lachy Groom)>
반복 학습을 통해 어떤 로봇에 넣든 인간처럼 움직이게 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 중인 곳도 있습니다. <피지컬 인텔리전스>은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로봇 회사 중 하나입니다. 다른 로봇 회사들과 다르게 실수를 하면 스스로 개선하는 로봇용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어떤 로봇에 투입하든 인간처럼 움직일 수 있는 ‘지능’을 실험 중입니다.
<트웰브랩스(Twelvelabs) CEO 이재성>
영상으로 공간지능을 확립하는 거대세계모델을 개발 중인 <트웰브랩스>도 있습니다. 수 만 시간의 영상을 학습하는 이 모델은 학교 CCTV에 적용시킬 경우 실시간으로 총기사고 위험을 감지할 수 있어 미국 정부 등에서 사용 중입니다. 사람처럼 3D로 세상을 이해하는 지능을 개발 중인데, 이 모델이 초지능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라고 주장합니다. 최근 AI 분야의 권위자인 페이페이 리 교수의 회사 월드랩스가 트웰브랩스의 모델과 결을 같이 하는 ‘거대세계모델’을 세상에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액시옴 매스(Axiom Math)의 CEO 카리나 홍(Carina Hong)>
마지막은 수학 난제를 풀게 함으로써 자가 발전하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액시옴 매스>입니다. 설립한 지 6개월도 안 됐지만 메타의 인재들이 회사를 나와 합류했고 시드 라운드에서만 천억 원 가까운 투자를 받았습니다. 인류는 수학, 과학 난제들을 풀며 진화했고 이 모델이 그런 역할을 하며 인류 사회를 변화시킬 거라고 주장합니다.
이처럼 GPT 모먼트를 먼저 경험한 미국은 현재 다음 AI를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한국도 미국, 중국에 이어 AI 3강으로 올라서기 위해 150조 규모의 펀드 투자, GPU 1만 3천 장 투입 등 본격적으로 시동을 밟고 있습니다. 인프라 확립과 더불어 ‘다음 AI’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답을 찾아나가야 할 때입니다.
SDF 특집 다큐멘터리 <넥스트 샘 올트먼>은 SBS 홈페이지 다시보기 서비스와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인사에서 부서가 바뀌게 돼 SDF다이어리로는 마지막으로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SDF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글: 여현교 기자, yhg@sbs.co.kr
*이번 SDF2025의 기조연사 202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런 아세모글루 MIT 교수의 풀영상은 비영리 교육목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12월 13일까지 공유될 예정입니다.(하이라이트 영상은 곧 업로드 예정입니다.) 교육목적 풀영상의 시청을 원하시는 분은 sdf@sbs.co.kr로 연락 주시면 링크 공유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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