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6년에 처음 인사드립니다. 지적인 당신을 위한 인사이트, SDF다이어리입니다. 올해 첫 뉴스레터의 화두는 ‘우주’입니다.
올봄, 미국을 중심으로 50년 만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Ⅱ가 예정돼 있습니다. 당초 미국 현지 시간으로 2월 8일 발사가 유력하게 거론됐습니다. 그런데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어제 새벽 기자회견을 열고, 발사 전 최종 리허설인 습식 예행연습(WDR-Wet Dress Rehearsal) 과정에서 연료인 액체수소 누출이 확인돼 아르테미스Ⅱ 발사를 다음 달로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
|
|
<이동식 발사대 위에 올려진 나사의 SLS(우주발사시스템) 로켓과 오리온 우주선 위로 뜬 보름달의 모습. ©NASA/Brandon Hancock> |
|
|
<아르테미스Ⅱ의 습식 예행연습 결과를 설명 중인 나사의 기자회견 모습-2월 4일> |
|
|
지구에서 달의 궤도에 정확히 진입하기 위해서는 달이 지구에서 특정 각도, 특정 시간대에 위치해야 합니다. 특히 아르테미스Ⅱ는 유인 탐사 프로젝트인만큼 안전한 귀환이 핵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태평양 착수 지점, 귀환 각도, 대기권 재진입 열 하중, 구조 가능 시간대까지 미리 꼼꼼하게 계산되어야 합니다. 그외 달을 돌 때 태양의 각도, 발사장과 지상의 안전조건, 날씨 등까지 모두 고려되어야 하다 보니 2026년 중 가장 적합한 시기는 2월부터 4월이고, 각 달에 가능한 날짜는 5~6일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거기에 연료 누출을 보완한 추가 습식 예행연습도 남아있어 아직 정확한 발사 날짜는 공표되지 않았지만 모든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가장 빠른 발사 가능 날은 3월 6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
|
그렇다면 이렇게 복잡하고 작은 실수 하나도 용납할 수 없는 쉽지 않은 프로젝트임에도 50년 만에 인류가 다시 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달 2일, 방한 중인 나사의 태양계 홍보대사인 폴윤(윤명현) 미국 엘카미노 대학 수학과 교수를 만나 얘기를 들었습니다.
|
|
|
Q. 저희 2026년 첫 인터뷰에 모시게 됐습니다. 2년 전 ‘우리가 우주에 가야 하는 이유’ 책을 쓰신 뒤 뵙고 두 번째 뵙니다. 올해 특히 달 탐사에, 스페이스X 상장에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나사의 관점에서는 올해 어떤 것에 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
|
“핵심은 결국 달로 돌아가자는 것인데요. 다만 이번에는 과거 아폴로 미션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아폴로 미션이 미·소 냉전 속에서 인류 최초로 달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기술적·정치적 경쟁의 산물이었다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궁극적으로 달에 머무르며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계획입니다.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 아폴로의 이란성쌍둥이자 달의 여신에서 따왔습니다. 이번 아르테미스Ⅱ는 2028년 유인 달 착륙을 앞두고 진행되는 매우 중요한 시험 임무로, 우주인 네 분이 달을 돌며 통신은 잘되는지, 생명유지시스템 등 핵심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 안전하게 작동하는지를 점검하게 됩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2028년까지 달에 착륙하고, 2030년까지 영구적인 달 전초기지의 초기 요소를 구축하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2030년 현재의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퇴역하면, 민간상업용 우주정거장 체제로 전환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주를 인류가 확장하는 경제영역으로 보고, 국가 주도가 아닌 기업 중심에, 그리고 동맹과의 협업을 통한 우주생태계를 만드는데 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러한 변화의 상징으로 지난해 12월에는 민간 우주인 출신 기업가인 재러드 아이작먼이 NASA 수장으로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
|
|
<올초 열흘간 달 탐사 미션을 수행하게 될 우주인 네 분-리드 와이즈먼(사령관), 빅터 글로버(조종사), 크리스티나 코크(미션 스페셜리스트), 제레미 한센(캐나다 우주국).
최초로 여성과 흑인, 캐나다인이 포함돼 역사적인 달 탐사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될 예정. ©NASA>
|
|
|
2000년대 초반 스페이스X(2002년), 블루 오리진(2000년), 버진 갈라틱(2004년) 등 민간 기업들 중심으로 독자적인 우주개발이 추진되면서 우주개발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기존의 정부 중심의 ‘올드 스페이스’에서 민간, 기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현상과 철학을 ‘뉴스페이스’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
|
|
하버드 경영대학원 매슈 와인지얼과 브렌던 로소 교수는 최근 저서 ‘인피니트 마켓: 하버드가 분석한 1조 달러 우주시장의 비밀’을 통해 우주가 정부주도의 단순 기술 경쟁이나 과학의 영역에서 1조 달러 규모의 민간 자본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까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
|
|
<지난달 2일 SBS 본사에서 이정애 SBS 미래부장과 인터뷰 중인 폴윤 나사 태양계 홍보대사>
|
|
|
“달 탐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계획안이 나왔지만, 그 전의 정부들도 전략적으로 우주 공간을 민간에게 넘겨서 경제성장권으로 만들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 방안 중 하나가 ‘스페이스X’ 같은 기업들을 전략적으로 키운 거죠.
올해 ‘스페이스X’의 경우는 상장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투자할 의향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경쟁사로 ‘블루 오리진’도 있고 제가 사는 로스앤젤스 근교에는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라는 3D프린터로 로켓 대부분을 찍어내는 기업도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나사에서 클립스 프로그램 (CLPS, Commercial Luna Payload Service)이라고 해서 기존처럼 나사가 직접 달 착륙선을 개발하는 대신 민간 기업들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과학 장비나 화물을 달 표면에 실어 나르게 하는 회사들을 키웠습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라는 회사가 그 결과 처음 달 남극 인근 표면에 도달했고, 그 다음에 ‘파이어플라이 에이로스페이스’라는 회사도 달 적도 인근에 안전 착륙했습니다. 올해 말에 대한민국 한국천문연구원에서 만든 루셈이라는 달 환경 조사하는 장비도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운송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전략적으로 운송이나 시스템 구축 그런 것을 기업 중심, 국제 협력 중심으로 경제권을 확대하는 것이 지금 미국의 전략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
|
우주가 이렇게 경쟁의 공간이 된다면 소유권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
|
|
“1967년에 미국, 소련, 그리고 영국 중심으로 초안을 잡고 UN차원에서 체결된 외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이라는 게 있는데, 어떤 나라도 달이나 뭐 우주 공간의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공동 이용, 무기 제한, 자국의 기업이 사고를 내면 국가가 책임진다 등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에 대해 명시한 국제법입니다. 이 외우주조약은 이후 중국을 포함한 118개국이 비준하며 국제 우주 질서의 기본 틀로 기능해 왔습니다.
그 조약에 기초해서 아르테미스 협약도 만들어진 거죠. 아르테미스 협약은 미국이 주도해 달∙심우주 탐사의 규범과 질서를 정리한 다자협약인데, 한국은 2021년 10번째로 서명함으로써 국제 규범 형성에 참여하는 위치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는 61개 나라가 서명한 상황입니다."
|
|
|
<2026년 1월 26일, 오만이 아르테미스 협정에 61번째 국가로 서명 ©NASA>
|
|
|
Q. 우주는 국제협력이 중심이라고 하셨지만 AI에 이어 미∙중 패권 경쟁이 이제는 우주로 향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중국은 올해 8월 달 남극에 착륙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중간의 달 탐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
|
|
“미국이 추진하는 달 탐사는 단순한 과학 탐사의 차원을 넘어서 국제협력과 민간 차원, 민관의 협력을 통해 우주경제권을 만들어가는 게 목표입니다. 그에 비해 중국은 아직 전통적으로 안보의 측면, 기술을 축적하려는 움직임이 여전히 있어 보입니다. 중국의 경우 2021년 화성 궤도선하고 착륙선 하고 로버를 한꺼번에 보내 임무를 수행시키는 데 성공했고. 2024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의 뒷면에서 샘플 채취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니 중국도 상당히 잘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미국의 국제∙민간 협력 중심 전략과 비교해 중국의 협력 네트워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으로 보입니다.
우주분야 정부 지출에서도 미국이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4년 현재 전 세계 국가들이 우주에 쓴 돈이 천 3백40억 달러 정도 되는데요. 미국이 800억 정도 들이고 있고, 중국이 200억의 규모입니다. 그러니 지원 액수에서도 아직은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
|
|
<이 사진은 달에 찍힌 인류의 첫 발자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닐 암스트롱에 이어 두 번째로 달 표면에 발을 디딘 버즈 올드린의 발자국이다. 1969년 7월 20일© NASA/JSC>
|
|
|
미∙소냉전 시대에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며 우주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되면서 과거 같은 규모의 세금을 투입할 명분이 약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우주개발의 중심은 점차 자금 흐름이 보다 유연한 민간 영역으로 이동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우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은 여러 어려움과 위험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많은 문제들이 우주에서는 해결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 또 우주에는 지구와는 달리 또다른 시장이 열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주는 단일 국가나 기업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한 곳입니다. 각자의 강점을 살린 협력 없이는 도달하기 어려운 영역이 많다는 점에서 점점 분절화되고 있는 오늘날의 세계질서와 대비되는 공간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음주에는 폴윤 교수가 전하는 우주 후발주자인 대한민국의 우주 산업 선점 전략은 무엇인지, 그 이야기를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
|
|
글: 이정애 기자, calee@sbs.co.kr |
|
|
SDF 다이어리는 SDF 참가자 중 수신 동의하신 분들과 SDF 다이어리를 구독한 분들께 발송되었습니다.
|
|
|
이정애 기자 : 다양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으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믿으며 SBS D포럼을 총괄 기획해 오고 있습니다.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 시사고발프로그램 ‘뉴스추적’ 등을 거쳤으며 2005년부터 ‘미래부’에서 기술과 미디어의 변화,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떻게 다르게 같이 살아가야 할 지 고민해 오고 있습니다.
정연 기자 : 우리 미래를 위해 들여다보고 나아가야 할 길을 고민합니다.
정준기 PD : 프로듀서로서 TV와 온라인, 제작과 마케팅의 길을 두루두루 거쳐 2025년부터 SDF에 둥지를 트게 되었습니다. 제작 사업의 다양한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 최고의 브랜드 SDF를 한층 더 멋지게 빛내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Cool SDF~~!!
정선년 작가 : SDF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임세종 촬영감독 : 현재 SDF 팀의 촬영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협업을 중요시하는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보연 아트디렉터 : SDF의 그래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SDF의 지식을 레터와 콘텐츠를 통해 많은분들과 공유하고 공감하고 싶습니다.
|
|
|
미래를 여는 담대한 도전 SBS SDF │ sdf@sbs.co.kr
서울시 양천구 목동서로 161 SBS방송센터 보도본부 논설위원실 미래팀
|
|
|
|
|